경영

'1000원의 행복'을 전파하는 열정적 기업가 다이소 박정부 회장

민주파파 2011. 5. 17. 14:41

요즘 1000원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버스 1회 승차권, 음료수 1캔, 과자 한 봉지?간식값으로도 부족할 지 모르는 1000원으로 컵, 냄비, 후라이팬부터 마사지 용품, 나들이 용품까지 생활에 필요한 온갖 물건을 만드는 기업이 있다. IMF이후 무수히 생겼다 없어졌던 균일가매장들 중 홀로 살아남아 최근 대치동에 500호점을 개점하고 승승장구하고 있는 1000원 샵 다이소.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뿐 아니라 중산층에서 오히려 더 인기가 좋다는 1000원짜리 물건들. 그 물건을 구성하고 개발하는데 자신의 몸과 열정, 재능을 바치는 박정부 회장의 생생한 창업 스토리를 전한다. (편집자주)




IGM: 어떻게 사업가의 꿈을 꾸게 되었는지요? 다이소 아성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박정부 회장:
대학졸업하고 직장생활하면서 40대 중반까지 내 인생이 무엇을 위해 가는 것인지 정리가 안 되었습니다. 다만 주어진 환경에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직장생활 16년 하는 동안 하루 25시간을 소화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그 나이쯤 되니 '다른 데 의존해서 살 게 아니라 스스로 살 수 있는 방법을 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45살에 대일무역회사인 한일맨파워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한다고 하니 아내도 그렇고, 주변에서 많이들 불안해 했었죠.(웃음)

창업 초기에는 컨테이너 하나를 가득 채워서 무역을 하는 것이 소망이었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고서 6개월에서 1년 쯤 되니 어느새 한 두개 컨테이너를 채우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매일 40개의 컨테이너를 배에 싣습니다. 사업초기에는 '컨테이너 하나를 언제 채우나...' 했었는데 말이죠.

IGM: 1000원 샵을 운영하려면, 가격경쟁력이 필수일 것 같은데요. 다이소는 저렴하기도 하지만 경쟁력있는 상품의 질과 구성이 남다르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격 경쟁력있는 제품개발의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
박 회장: 낮은 가격대의 상품을 개발하기 위해서 가격경쟁력이 있는 곳을 찾아 움직입니다. 예를 들어, 자연소재의 제품이 필요하다 싶으면 기후관계를 파악해 그 자연소재에 경쟁력을 있는 곳을 찾는거죠. 그 나라에서 현지의 노동력을 활용해 만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제품을 개발해 현지에 공장을 만들고, 물건을 우리 소비자들이 쓸 수 있는 정도의 수준으로 다듬어서 오는데 3년 정도의 시간이 걸립니다.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합니다. 현지에서 금방 물건만 가지고 오면 우리 소비자들이 쓸만한 품질과 수준이 되지를 않습니다.

IGM: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으셨지만, 창업초기가 참 힘들었을 듯 합니다. 창업초기 1000 원짜리 물건이 가지는 인식을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박 회장: 다이소 초기 매장에 들어가보면 젊은사람들이 구경왔다가 '창피하다. 얼른 가자' 이런 이야기들을 하는 것을 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본에서 먼저 1000원 샵이 잘 되는 것을 봤습니다. 또 상품에 대한 개발을 10년 정도 해봤던 입장에서 상품 구성에도 자신이 있었습니다.불안한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일본에 납품할 상품을 개발해 나가면서 우리상품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다이소는 상품에 대한 경쟁력을 계발해 나가고 있습니다. 가격이 싼 제품이지만 가격 이상의 품질을 그만큼 소중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IGM: 1000원짜리가 줄 수 있는 가치를 전하는 제품 중 어떤 제품이 가장 애착이 가십니까?
박 회장: 요새 시니어 시장과 헬스케어 제품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롭게 제품군을 넓혔는데, 마사지 제품들이 잘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있는 제품들 중 거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만들어서 일본에 수출하는 제품들입니다. 일본에 들어가는 제품들은 일본 다이소의 검사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품질에 있어서 깐깐한 테스트를 거칩니다.

여기 이 다양한 제품들은 다 안마기입니다. 일반 고객입장에서는 평상시에 보지 못하는 상품들이 많습니다.균일가 매장은 상품을 어떻게 연출하고 구성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합니다. 고객입장에서는 '원래 필요한 지 몰랐는데 이것도 상품이 되네. 이런 제품도 있네' 하는 다양한 제품군을 만들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제품이 몰랐던 고객의 필요를 알게 해 주는 것이죠.

과일 깎는 칼만 해도 수십종이 나옵니다. 다양한 종류를 가지고 상품진열도 비슷한 제품군을 모아놓음으로써 고객의 눈에 더 잘 띄게 만들 수 있습니다. 1000원짜리 제품을 보다보면 생활의 지혜가 나오게 됩니다. 고객에게 숨겨진 가치를 저렴하게 전달할 수 있는 것이죠. 명품만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실용적이지만 저가인 제품들로 생활 속 명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지불한 금액 이상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것이죠. 1000원의 가치를 최대로 하는 것이 1000원샵의 존재 이유입니다. 사람들이 '1000원자리로 무슨 상품이 되겠어?', '강남 등 부촌에서도 과연 될까?'하고 의구심을 갖습니다.

하지만 다이소는 중산층이 두터운 동네에서 더 잘 됩니다. 상품을 써 본 사람이 어떤 상품이 필요한 지를 알게 됩니다.

IGM: 이윤이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박 회장: 이 사업을 저는 돈을 버는 것보다 '일을 벌이기 위해서 뛴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사회에 기부문화가 과거와 다르게 조성이 되어 있습니다. 전 사회적 공헌에 여러종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돈이 아니라, 일로 자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1000원 마진 생각하고 제품을 만들려고 하면 제품이 나오지가 않습니다.

사실 몇 천억 원을 이 사업에 투자하고 있습니다.생각해보면, 온 열정을 다해서 이 사업에 바치고 있는데 수익이 크게 나는 것은 아닙니다. 전 이 사업도 나눔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철학을 가지고 일에 임하다보니 일하는 것 자체와 삶이 의미가 있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열정과 철학을 가지고 임하고 있습니다.

IGM: 서민을 위한 기업활동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박 회장:
억지를 써서 굳이 말하자면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웃음)

IGM: 창업의 과정을 거치셨는데, 중소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CEO들과 창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조언을 부탁드립니다.
박 회장: 업을 만든다는것은 스스로가 그 업에 아주 빠지는 일입니다. 몸과 의지, 그리고 열정을 모두 넣어서 해야 하는 것이죠. 각오하고 해야 합니다. 쉽게 사업하려고 하면 그 돈 가지고 차라리 삶을 즐기는 쪽으로 가는 것이 낫다고 생각합니다.그런 마음가짐과 자세로 사업을 일구다가 실수하는 것은 또 계속하다보면 세계 됩니다. 돈 가지고 쉽게 하려는 사업은 그런 그림을 그리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