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홍대 벤처 3인방에게 듣는 ‘SNS 풍향계’

민주파파 2011. 4. 5. 16:25

3월에 진행한 ‘SNS 포럼’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홍대人만 모여 진행했습니다. 블로터도 홍대에 사무실이 있지요. 사실은 2010년 결산일에 진행한 터라 출석률이 높지는 않았습니다. 다행히 SNS 포럼 장소와 사무실이 가까운 시지온과 아이쿠, 사이러스의 홍대 CEO 3인방이 출석했습니다. 블로터에서도 2주전 오픈뱅킹 관련한 블로터 포럼을 진행하고 오랜만에 손님이 찾아와 설레는 마음으로 맞이했습니다.

  • 일시: 2011년 3월31일 목요일 저녁 7시
  • 장소: 블로터앤미디어 사무실
  • 참석자: 김범진 시지온 대표, 김호근 아이쿠 대표, 황룡 사이러스 대표, 블로터닷넷 이희욱/정보라 기자

지난 모임에서는 인터넷 실명제와 SNS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특징, ‘곰 이야기’ 등 SNS의 굵직한 흐름과 최근 이슈에 대한 생각을 서로 나눴는데요. 이번 SNS 포럼은 주로 각 회사의 서비스 진행 상황이 화제로 올랐습니다. 첫 화제는 올레닷컴과 통합한 올레온에어 이야기였습니다.

올레온에어‘ 4월 서비스 개선

4월1일 만우절, 국무총리실에서 공정과세와 고질적 탈세자 근절을 위해 ‘두분토론회 생중계’를 인터넷으로 진행했습니다. 방송은 김호근 대표가 있는 아이쿠의 올레온에어 볼 수 있었습니다.

김호근 대표가 있는 아이쿠는 트윗온에어를 서비스하던 곳입니다. 2009년 12월 등장했는데요. 개인이 방송을 만들어 내보내고 생방송도 할 수 있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KT가 ‘쿡’과 ‘쇼’를 통합해 만든 올레닷컴에 올해 1월25일부터 아이쿠도 동참했습니다. 트윗온에어에서 트래픽 처리와 방송 서비스의 노하우를 올레닷컴으로 고스란히 옮긴 셈입니다.

아이쿠는 올레닷컴으로 서비스 제공 장소를 옮기면서 이름도 트윗온에어에서 올레온에어로 바꿨습니다. 김호근 대표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아 브랜드 인지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트윗온에어라는 이름이 트위터에 귀속되어 있기 때문에 바꿀 생각을 하고 있었다”라고 김호근 대표는 시원하게 대답했습니다.

트위터는 자사 API를 이용해 트위터 이용자를 늘리는 서비스라도 ‘twitter’, ‘tweet’ 등 트위터와 비슷한 이름을 쓰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아이쿠로서도 언제고 바꿔야 할 이름이었죠.

아이쿠는 서비스 이름을 올레온에어로 바꾸며 서버도 안정되었다고 합니다. 동영상 서비스라는 게 간단해 보이지만, 웹에서 동영상을 올리고, 보여주고, 데이터베이스 관리하고 서버도 확보하는 여러 작업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동영상 서비스는 스타트업이 하기 어렵습니다. KT와 올레온에어란 이름으로 제휴하며 서버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4월에는 유스트림보다 서비스 품질이 좋아질 겁니다. 프레임 수도 많아지고 고화질로 개선할 예정이에요.”

올레온에어에 유료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대학 강의 중계, 졸업식 생중계 등 올레온에어를 이용한 다양한 사례가 느는 만큼 서비스 개선에도 힘쓰겠다고 합니다. 트래픽이 몰려도 올레닷컴을 통해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니 이젠 서비스 품질에만 주력하는 모습입니다.

페이스북 소셜댓글을 맞이한 ‘라이브리

3월 SNS동향을 정리하라면 사건이 많아 한 줄로 말하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중 SNS 포럼 참가 업체와 직접 관련 있는 뉴스를 꼽으면 3월1일 선보인 페이스북의 소셜댓글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김범진 시지온 대표는 소셜댓글 서비스인 라이브리를 운영합니다. 라이브리와 페이스북 소셜댓글의 차이점을 단순하게 나눈다면, 지원하는 SNS 종류에 있습니다. 페이스북 소셜댓글은 야후와 페이스북 계정만, 라이브리는 페이스북·트위터·미투데이·요즘·C로그 계정에 파트너사 요청이 있으면 오픈ID도 지원한다고 합니다.

폐쇄적일 수도 있는 페이스북 소셜댓글을 두고 참가자 모두 ‘잘 만들어진 서비스’라는 점에는 동의했습니다. 댓글에 댓글(대댓글)을 쓸 수 있고, 사용하기 가벼워 좋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페이스북 소셜댓글은 페이스북 이용자만 있기 때문에 별 게 아닐 수도 있지만, 소셜그래프가 아주 강력합니다.

블로터닷넷 기사에 페이스북 소셜댓글로 글을 남기는 모습을 생각해보겠습니다. 친구들의 뉴스피드에 블로터 기사 링크와 댓글이 보이고, 이를 본 페이스북 친구가 바로 페이스북에서 댓글을 달고, 이 내용이 친구와 내 뉴스피드에 올라가면서 블로터 기사가 퍼집니다. 게다가 미투데이에 있는 친구 소환과 같은 태그 기능도 있어 시지온에서도 주의를 기울여 지켜본다고 합니다.

김범진 시지온 대표는 “워낙 플랫폼 파워가 강한 페이스북이 내놓아 걱정된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토종 SNS인 싸이월드를 응원한다고도 덧붙였는데 이 말은 ‘온 더 레코드’로 알립니다. 라이브리도 내 글에 댓글이 달리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푸시로 알려주고, 파일 첨부도 지원합니다.

SNS포럼 하루 전인 3월30일 트위터도 페이스북 소셜댓글, 라이브리처럼 외부 페이지에서 답글(리플라이), 알티(RT), 리트윗을 보내는 기능이 있는 웹 인텐트를 내놓았습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이 두 회사가 외부 페이지에서 발생하는 글쓰기 기능을 직접 관리하는 모양새인데요. 소셜그래프를 자기 관리 아래 두겠다는 심산인 것 같습니다. 김범진 대표는 “우리에게 큰 변화는 없다”라며 일단은 지켜본다고 합니다.

결제 시스템에서 ‘브라우저가 먼저냐, 안정성이 먼저냐’

SNS 포럼 참가자 가운데는 황룡 사이러스 대표가 유독 소액 결제를 많이 진행합니다. 음악 서비스 ‘블레이어‘가 싸이월드 도토리와 비슷한 ‘씨앗’으로 음원을 판매하는데요. 인터넷 익스플로러뿐 아니라 파이어폭스나 사파리, 구글 크롬을 지원하는 결제 시스템을 찾는 게 힘들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수수료가 3%대인 신용카드보다 소액을 결제하는 휴대폰 결제는 수수료가 8% 를 넘어 난감한가 봅니다.

지금으로선 웹브라우저에 상관없이 결제를 지원하는 업체는 한 곳만 있다고 하는데, 선택의 다양성 측면에서 업체가 더 늘면 좋겠습니다.

김호근 대표는 “브라우저 호환성도 중요하지만, 특정 시간에 결제가 몰릴 때 안전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며 브라우저 호환성과 결제 시스템의 관계를 설명했습니다. 매킨토시 사용자라도 결제할 때만은 가상 윈도우에서 인터넷 익스플로러로 결제하니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는 것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기왕이면 운영체제나 웹브라우저에 상관없이 결제할 수 있는 게 좋겠지만 말입니다. 일단은 우리은행과 기업은행, 국민은행에서 오픈뱅킹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만족해야겠습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논쟁에서 빠진 커뮤니케이션 문제

결제 시스템을 이야기하다 보니 싸이월드 도토리 문제도 자연스레 나왔습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이진원 씨가 음원 판매비를 도토리로 받았다는 이야기가 떠돌았었죠. 황룡 대표는 그 이야기가 뜬 구름 잡는 식으로 왜곡되어 누리꾼에게 분노를 일으켰는데, 보다 생산적인 논의로 이어지지 못해 아쉬웠다고 말합니다.

황룡 대표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과 최보은 작가의 죽음에 사람들이 분노한 건 창작자와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업체의 관계가 공생이 아니라 기생이기 때문”이라며 “당시 아이튠즈가 국내에 들어오면 아티스트가 우위에 설 것처럼 논의가 진행됐지만, 아이튠즈에도 음원 등록 대행사가 있고, 판매 수익을 나누면 국내와 큰 차이가 없다”라고 말합니다.

덧붙여,“수익 비율이 높지만 적게 파는 것과, 수익 비율이 낮지만 많이 파는 것 중 어느 게 뮤지션에게 나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창작자는 자기가 만든 콘텐츠의 유통 과정과 수익 발생 과정을 자세하고 확실하게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자기 권리를 당당하게 주장할 수 있겠지요.

황룡 대표는 이진원 씨 사건이 배분의 문제보다 커뮤니케이션 문제가 더 컸다고 봅니다. “뮤지션들은 이용자가 50곡을 1만원에 결제했지만, 25곡만 내려받았을 때 수익 배분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궁금해합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으면 뮤지션과 서비스 업체간 불신이 생기게 됩니다.”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21세기 소년을 기다리며

결제 시스템에서 음악, 저작권으로 화제가 바뀌며 국내 저작권 등록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우리나라는 저작권 등록을 따로 하지 않아도 콘텐츠를 만드는 동시에 저작권이 자동으로 생깁니다.

저작권 등록은 특허처럼 배타적인 권리를 주는 게 아니라 저작권 분쟁이 발생할 때 참작하는 용도로 활용될 뿐이라고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저작권 등록이 아니라 기술특허를 받아야 하는데, 소프트웨어 소스코드 베끼기에 대한 논의도 곧 나올 것 같습니다.

저작권을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다양하게 등장하는 서비스에 발빠르게 콘텐츠를 제공하고 수익을 만드는 것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아마존이 3월28일 클라우드 드라이브와 클라우드 플레이어를 내놓으며 음악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이 곧 아이튠즈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옵니다. 영화사인 워너브라더스는 페이스북에서 영화보기 앱을 만들어 직접 스트리밍 서비스에 뛰어들었습니다. 국내도 곧 이런 서비스가 나올지 궁금한데요.

황룡 대표는 국내 상황은 아마존과 같은 “새로운 음악 비즈니스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음악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기 만만찮은 까닭입니다. 국내 음악 저작권은 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와 한국음악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협회가 관리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음악 산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려면 이들 협회들과 조율을 먼저 거쳐야 합니다. 아직까지 전통 음악 산업을 지키려는 생각과, 새 음악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려는 곳 사이에 협의와 조율이 만만찮은 모습입니다.

LP판과 테이프, CD는 예전만큼 인기가 없습니다. 대신 음악 파일이 인기가 있지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서 인구가 적다고 하지만, 글을 읽는 사람이 줄었다고 볼 순 없습니다. 오히려 컴퓨터와 스마트폰, 태블릿 PC로 뉴스와 트위터, 블로그를 읽습니다. 전자책도 있고요. 영화도 극장에서 보는 것보다 컴퓨터로 보는 게 더 편합니다. 이미 가진 힘을 뺏기지 않는 데 신경쓰다 새로 등장한 소비 방식에 적응 못해 불법 시장만 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러다 손해를 보는 게 누구인지는 지금껏 힘을 꽉 쥔 쪽에서 고민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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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
블로터닷넷 소셜웹팀 기자. 소셜미디어, 소셜커머스, 소셜게임, 블로그, e-북을 담당합니다. borashow@bloter.net. @borashow